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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웅자료실] <시사촌평9> 6자회담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자
이활웅
출처
통일뉴스
발행일
2005-02-13
<시사촌평9> 6자회담의 본질은 무엇인가?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이 계속되는 한 6자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자위를 위한 핵무장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협상에서 몸값 올리기 위한 전술이다”, “북한의 고립만 심화될 것이다”, “미국은 끄덕도 안할 것이다” 혹은 “필경 유엔을 통한 제재로 가게 될 것이다”는 등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시하고 북한의 핵보유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무조건 6자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2000년 6월의 남북공동선언은 북미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미쳐 그해 10월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이듬해 들어선 부시 행정부는 대북관계 정상화를 거부했다. 그리고 2002년 10월 북한이 핵개발계획의 존재를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시작된 북.미.중의 3자회담이 나중에 한.러.일의 3국을 추가한 6자회담으로 확대되었다. 그 뜻은 동북아안전의 위협요소인 북한의 핵개발을 6개국 간의 외교협상으로 포기시키자는 것이었다.

외교협상이란 줄 것은 주면서 받을 것을 받아내는 흥정이다. 이 점 북한의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이 북한을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실히 해주고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핵개발을 완전 포기할 용의가 있는데 쌍방의 약속과 행동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이 먼저 모든 핵무기 실태를 자백하고 국제사찰 하에 핵무기와 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면 6자회담 테두리에서 북한의 안전보장과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런 주장은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 항복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북한이 수락할 까닭이 없었다. 그래서 6자회담은 그 동안 아무 성과 없이 공전했던 것이다.

북한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는 것은 미국이 사실은 북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무기보유를 공언했지만 미국은 아마도 북한의 핵 위협을 아직 위급한 문제로 보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6자회담에 나오라고 북한을 몰아세우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에게는 6자회담을 하되 타결하지 않고 오래 끌고 감으로써 얻어지는 국익이 있는지 모른다. 한반도에 지속적인 긴장을 조성하여 남북의 화해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남한에 대한 지배관계를 연장시키자는 것이 미국의 속내일 수 있다. 그리고 북핵문제를 지역안보에 대한 중대위협으로 포장하여, 역시 남북의 화해와 궁극적인 통일에 흥미가 없는 중국, 러시아, 일본을 끌어드려, 북한을 압박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 어쩌면 6자회담의 본질일는지 모른다. 실제에 있어서 6자회담 진행 중 남북관계는 계속 퇴조되고 있다.

이런 판국에 한국정부는 소위 한.미.일 3국 공조를 내 세우며 6자회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북핵문제 해결 전에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수 없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체제안보를 위해 핵을 가지려는 북한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비공식으로는 하면서도, 미국에 대해 확실한 대북체제보장을 해주라는 말은 못하고 있다.

6자회담이 동북아 안보체제의 요람이 된다면 우리에게 유익한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긴장 연장과 남북관계 악화에 이용되는 6자회담이라면 결코 우리에게 반가운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2005년 2월 13일자 통일뉴스 시사촌평9 자료입니다)
작성일:2020-10-13 10:09:32 112.160.1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