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시인이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서사시로 시집을 냈다.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은 한국전쟁기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형무소 재소자 및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다. 최대 7천명 가랑이 군경에 의해 총살되어 암매장된 장소인 산내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도 불린다.서사시라면 대부분 역사적 사건을 줄거리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김희정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어린작가)은 49편의 연작시를 순서대로 쓰지 않고 한 편 한 편 독립적으로 시를 창작했고, 연결하면 하나의 이야기 시로 나온다.소설적 기법을 동원해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봄을 기다리며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그동안에는 통일부에 사사건건의 협의와 또 허락을 받았어야 되는데 이제는 자주적으로, 주도적으로 지방 정부가 나서서 평화교류 협력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지난해 3월 9일자로 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는 남북교류ㆍ협력을 위하여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에 따라 경기도와 전국 61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10월 25일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를 구
“진짜 독립운동 한 사람은 반제민족해방투쟁이어야 돼요.”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통일뉴스]와의 신년 인터뷰 내내 ‘민족’을 강조하다가, 독립운동 대목에 들어가서는 특별히 ‘반제’를 붙이며 이같이 ‘독립운동은 반제민족해방투쟁(운동)’이어야 한다고 정의를 내렸다.모든 나라의 독립운동이 처음에 한 건 반제국주의이기에 “반제국주의 민족해방투쟁 혹은 운동”이라는 것이다.이처럼 ‘반제’가 제일 먼저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는 독립운동 평가에서 반제가 떨어져 나가버려 “그냥 독립운동, 항일독립운동이 됐다”는 것.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개
우리 사회에서 ‘재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롯데장학재단이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가 하면,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학술지원’과 ‘국학 중심의 학술지원’에 발벗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진짜 눈물겨운 사연들이 많이 나왔다. 정말 잘했다고 느껴졌다.”허성관(76)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5일 통일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설명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말을 거듭했다.노무현 참여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지만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은 수수했다.고 박
“야당이나 여당에서 다 국익을 얘기하던데 국익이 무엇인가? 돈벌이 하는 것만 국익으로 생각을 하고, 또 무슨 안보체제가 튼튼하게 돼서 무기가 많으면 국익이라 생각한다.”한반도 평화에 한 생을 바쳐온 박한식 미국 죠지아대 명예교수는 연말에 화상으로 진행한 [통일뉴스] 2022년 신년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의 ‘통일정책’이 안 보인다며 당선자가 취임사에 ‘대북 경제제재’의 완화나 해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미국 전 대통령들의 방북을 주선한 바 있는 박한식(83세) 명예교수는 미중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저는 비핵화(CVID)를 출발에 두는 북미대화는 반복적인 교착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선 평화 후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프로세스는 긴장과 대화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답답했던 올해를 결산하며 ‘두물머리 이장’ 윤종일 신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짚었다. ‘두물머리 이장’ 애칭은 윤 신부가 3년간 4대강사업 저지투쟁을 성공으로 이끌며 지역 농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작위인 셈이다.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통일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북미관
“통일하려면 통일로 가는 설계도가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그 설계도가 이념이다. 이념을 창조하는 것이 대학교다. 이래서 통일평화대학을 만들어야 한다.”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박한식(82세)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는 개성에 남북 정부의 합의를 토대로 ‘통일평화대학’을 창설, 통일의 설계도를 그리고 ‘제3의 연방정부’를 건설함으로써 평화적 남북통일을 이루자고 주창했다.분단된 세월의 길이만큼이나 여러 갈래의 통일방안이 제출된 바 있지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통일경로와 통일방안을 이처럼 제시한 경우는 드물다.박한식 명예교
“지금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하나라도 이행을 하고 앞으로 나갈 것은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종전협정은 의미도 없고 이행할 수도 없다.”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박한식(82세)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종전선언’이나 ‘종전협정’ 보다는 4.27판문점선언 등 남북 정상간 합의 이행이 더 중요하고 ‘평화조약’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94년 카터 전 대통령 방북과 2009년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을 주선하는 등 큰 족적을 남긴 박한식 명예교수는 인
천부경, 100년 전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에 첫 수록“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이 북경에서 1920년에 발간됐고, 그 책에 천부경이 들어 있다. 그 책을 기준으로 작년이 천부경이 세상에 공개된 지 100주년인데, 코로나로 인해 올해 전시회를 하게 됐다.”제4353주년 개천절을 맞아 10월 1일부터 25일까지 특별한 전시가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 4층 대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단군천부경 공개 100주년 기념전시회’가 그 것. 임채우 국제뇌과학대 교수 등 많은 이들이 제공한 천부경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
조마 조마한 심정이었는데, 기어이 추석 명절이 시작된 연휴에 또 한번의 비보가 날아들었다.추석 명절을 맞아 안부를 확인하고 인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2차 송환을 기다려 온 빨치산 출신 비전향장기수 김교영 선생이 지난 8월 2일 노환으로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올해 초 34년간 옥살이를 한 박종린 선생이 88세의 연세로 별세하면서 11명 남은 2차송환 희망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관심이 잠깐 일었으나 금세 또 잊혀졌다. 또 한분이 유명을 달리하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실 날을 기다리는 분은 10명만 남았다.같은 처지의 박희
“투욱, 꽃다발이 아래로 떨어졌다. 깊이가 2미터쯤 되어 보이는 구덩이 어느 한 곳을 겨냥해 던졌지만, 생각보다 비켜 떨어졌고 꽃받침에서나온 꽃잎 몇 개가 밥알처럼 흩어졌다.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이 구덩이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조심스럽게 발을내딛고 있었으나 신발은 모두 진흙이 묻어 있었다.국화를 가져온 게 정말 다행이었다...” -류이경 단편소설 중에서... 한국전쟁 당시 7천여 명의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되어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지난
청산리대첩의 총지휘자 백포 서일, 100년 전 잠들다항일무장투쟁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으로부터 100년이 지나 반쪽짜리 고국에 안장됐다. 아직 분단의 장벽은 굳건하고 고향 평양은 지척이지만 머나먼 땅으로 남아있다.김좌진 장군의 명성에 비해 홍범도 장군은 유해 봉환이 이루어지고서야 건국훈장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청산리대첩의 총지휘자는 아직도 건국훈장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을 받은 채 이국에 묻혀 있다. 서거 100주기를 맞은 백포 서일(白圃 徐一, 1881.2.6~192
오는 23~28일 창작마루에서 펼쳐지는 ‘2021년 한국민족춤제전’ 중 25,26일 이틀은 ‘제3회 젊은춤축전’이 펼쳐진다. 청년들이 ‘민족춤’ 경연을 펼치는 보기드문 자리다.지난 11일 서울 혜화동 소재 한국민족춤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변상아(29) 청년위원장은어려서부터 부모님 영향으로 전통무용을 시작해 국립국악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지금은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처용무를 전수받고 있는 일종의 ‘정통파’랄 수 있는 길을 걸어왔다.“어떻게 보면 좀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우리 세대는 안정적이고 만들어진 무대에서 춤을 추
고종 황제의 비밀 특사(밀사)로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던 네델란드 헤이그에 천신만고 끝에 도착했지만 일제의 방해공작과 국제정치의 냉엄한 벽에 부딪쳐 이국 땅에서 분사(憤死)한 이준(李儁, 1859.1.21~1907.7.14) 열사의 114주기를 맞았다.통상 1907년 ‘헤이그 밀사 3인’ 하면 이준, 이상설, 이위종이 떠오르지만 이위종은 통역을 맡은 젊은이였고, 실제로는 이준, 이상설과 더불어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1863.1.26 ~ 1949.8.5)가 고종의 또 다른 밀사였다는 사실은 그리
“아직 우리는 정신적으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 진실을 왜곡하고 감추고 있는 게 우리나라 최고의 지식집단이다.”헤이그 밀사사건의 주역 중 한 명인 이준(1859.12.18-1907.7.14) 열사의 후손 조근송 ‘일성 이준 열사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은 다가오는 제114주기 추모제를 앞두고 여전히 한숨이다. 조근송(66) 명예회장은 이준 열사 맏딸 이송선의 손자(외증손자)로 유족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쫒겨난 빌딩 수위실에서 발견된 이준 열사 훈장2년전 와 인터뷰 당시에도 기념사업회는 전재혁 전임 회장이
남북교류가 꽉 막힌 가운데도 32개 시군에서 ‘통일쌀 모내기’를 진행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오는 11일 또 하나의 특별한 모내기 행사를 진행한다.박흥식 제18기 전농 의장은 지난 3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1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인근 3만 2천 평의 경작지에서 모내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박 의장은 “11일 아침부터는 모내기를 하고 행사는 11시에 한다”며 “일단 통일부 장관하고 경기도 평화부지사, 그리고 6.15남측위원회가 함께한다. 앞으로는 ‘6.15남측위원회 농민본부’가 실제로 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진행
“우리는 지난 1998년 남북 경제 교류의 장을 연 ‘소 1,001마리 방북’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실천적 ‘소 떼’로서 ‘코리아 피스펀드’를 출범시킵니다.”지난달 20일 ‘코리아 피스펀드’(KOREA PEACE FUND)가 출범하며 내놓은 일성이다. ‘코리아 피스 콘텐츠(CONTENTS) 펀드’와 ‘코리아 피스 그린(GREEN) 펀드’를 각각 5천억에서 1조 원 조성해 ‘한반도 평화와 대안적 경제 프로세스’를 구축하자는 것.참신하고 담대한 발상이지만 다소 생소한 개념과 실현 가능성이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22일 예스24,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을 비롯한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 일제히 판매되기 시작했다.국가보안법 위반을 들먹이는 언론 보도가 종일 뜨거운데, 정작 책을 펴낸 도서출판 민족사랑방 김승균 대표(83)는 차분한 가운데 이번 일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다만 냉전적 시각의 언론보도에는 노기를 감추지 않았다.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만난 김 대표는 먼저 당국의 허가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많았다며 "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그걸
"어떤 순간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 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원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이인영 통일부장관은 8일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질문에 "이번 훈련에서 보여준 유연화와 최소화 노력은 한반도 평화에 장애가 조성되지 않도록 하려는 나름대로의 지혜와 의지들이 수렴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하면서 북측에 대해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이 과정을 지켜보고 대처하길 바란다는 기대를 피력했다.지난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청한 북의 태도 여하에 따라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정세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5일 8차 당대회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했다. 연설을 듣고 쾌재를 부른 사람도 있었겠다.같은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5개년 전략 입안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불합리한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도 정비하지 못했다며, 이런 내부적 결함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는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북은 당대회로부터 두달 가까이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로 이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