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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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
‎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
‎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
‎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
‎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
‎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안다. - 소크라테스

 

지상파 방송 3사의 ‘대선 예측’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며 예술’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과학이 발전하면 세상만사를 다 예측할 수 있겠구나!’

지금의 통계학 등 사회과학으로 많은 사회의 여러 현상을 거의 정확이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 현상, 인간의 마음도 사회과학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현대물리학은 그런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원자의 세계에는 인과 관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만진 소경들은 자신이 만진 것만 말한다. 코끼리의 일부다. 그들이 만진 것들을 종합해보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코끼리의 형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눈에 보이는 코끼리가 진짜 코끼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인간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다른 동물들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물, 생명체의 진짜 모습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가짜는 아니다.

진짜, 가짜로 나누는 것은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편의상 그렇게 나눴을 뿐이다.

긴 인류사를 보면,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은 시대마다 달랐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고정된 ‘인식의 틀’에 고착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과학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불교에서는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고 한다. 물질계인 색은 비물질계인 공과 같다는 것이다.

한의사는 우리 몸에 침을 놓는다. 침을 살에 놓는 것 같지만, 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혈이 순환하는 통로, 경락에 놓는다.

우리 몸은 눈에 보이는 물질인 육체와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체는 내 몸에 한정되지만 기는 천지자연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나’인 동시에 ‘천지자연’인 것이다.

원인과 결과로만 세상을 인식하는 인과론은 물질계에만 적용된다. 천지지연과 하나인 인간의 세계에는 인과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으려 한다. 물질의 측면에만 맞는 이론을 삶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억지로 찾아낸 원인으로 결과를 충분히 해석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미신, 온갖 사이비 종교가 난무하는 이유다.

우리는 인간의 삶을 경건하게 대해야 한다. 세상에서 배운 지식, 언어를 다 내려놓고 텅 빈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텅 빈 마음은 천지자연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자신의 생각’을 넘어서 자신과 세상을 볼 수 있다.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안다.” 그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에, 누구보다 이 세상을 잘 볼 수 있었다.

 

-말하지 마라.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이 나무도 생각이 있어 여기 이렇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장자> 인간세편

〔......〕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눈
나는 텅 빈 집이 된 듯했네

살다보면 그렇다네 내 혼이
다른 육체에 머물고 있는 느낌
그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네

                                                             - 김선우, 《사랑의 거처》 부분

 

‘사랑의 거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곳에 있다. 말이 끊어진 곳에서 내 혼이 다른 육체에 머물게 되고, 그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

 

 

고석근 시인 약력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철도고등학교 운전과를 졸업한 후 기관조사로 근무하다 충북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후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잠시 전교조 활동을 했습니다. 교직을 떠난 후 빈민단체(주거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길문학예술연구원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습니다. ‘리얼리스트 100’에서 주는 제6회 민들레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부천에서 살며 글을 쓰고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나무’ 산문집 ‘명시 인문학’ 에세이집 ‘숲’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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