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당의 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2022년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2018년 4월 이후 ‘잠정 중지’가 유지되고 있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약 4년만인 2022년 3월 24일 재개되었다.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맞서 우리 국방부장관은 ‘선제타격’을 언급하고, 이에 대해 북한은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면서 또 위협하고 나섰다. 우리의 권력 교체기에 안보 상황에 대한 악재가 밀려오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대북정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주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북정책 선거 공약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공동번영을 추진 △국민합의에 기초한 통일방안을 충실히 추진 △북한인권재단 조속 설립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제도 전면 개편을 제시하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예측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국제적 대북제재 유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시 유엔제재 면제 등을 활용하여 대북 경제지원 가능 △북한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 및 양자, 다자 협상에서 중심적 역할 수행 △북한 비핵화 진전에 발맞춰 경제협력과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추진 등을 밝혔다.

한반도 정세의 전망이 어두운 것은 현재 국제정세의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미중관계는 급속히 양국의 핵심이익, 전략적 이익을 둘러싼 갈등과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북핵문제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의 문제로 미중은 물론 국제사회의 합의에 기반한 문제이다. 그러나 미중관계가 첨예해지면서 북한의 미래, 비핵화 이후 한반도의 상황, 한미동맹의 미래와 같은 보다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지정학적 문제가 깊이 개입하고 있다.1)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 유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시”, “북한 비핵화 진전에 발맞춰” 등과 같은 ‘조건 충족형 대북정책’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북핵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정책 구상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구상, 즉 북한이 비핵화하고 개방에 나선다면 북한의 국민소득을 3천 달러로 만들어 주겠다는 정책 구상의 ‘버전 2’는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의 [조선신보]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정책 구상에 대해 “남북대화를 철저히 ‘북 비핵화’의 수단으로 삼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미일 상전들과 함께 ‘대북제재’를 유지하며 핵신고와 핵시설 사찰과 같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루어질 때 남북교류협력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구상은 본질과 내용, 형식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조금도 차이가 없다고 강조한다.2)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북한의 체제 안보에 대한 적극적 관심 및 평화 프로세스의 현실적 추진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3)는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조건이 충족되면 움직이겠다는 소극성에서 벗어나 적극성, 주도성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미중 경쟁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미국의 상대, 중국을 상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 국면에서 남북 간의 협력 공간을 만드는 창조적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공약에서 언급한 “비핵화 전이라도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고려하여 인도적 지원 실시”를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은 인도적 협력 문제에 대해 ‘비본질’적인 문제로 취급하면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지만, ‘보수 정부’의 새로운 노력이 지속되면 북한도 우리 정부를 달리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적 협력과 함께 남북 군사적 협력을 재개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 개최 제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회담을 통해 남북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남북 신뢰 구축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앞으로 한 달 후면 출범하게 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면서 조건이 충족되면 움직이겠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주동적이면서 적극적인 자세로의 전환이 우선이다.

 

주)

1) 전재성,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긴밀히 연계하라,”(EAI 스페셜리포트 인수위 외교안보팀에 바란다②, 2022년 3월 22일), p. 2.

2) “무지의 산물 -‘대북정책’ 구상”, [조선신보], 2022년 3월 30일.

3) 전재성,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긴밀히 연계하라,” p. 4.


 

김종수 더불어민주당 통일수석전문위원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통일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동국대 북한학과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2018~2019년),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였다.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 『북한청년과 통일』(서울: 선인, 2018), 『북한 청년동맹 연구』(서울: 한울, 2008)

논문: “북한 청년동맹 ‘명칭’ 변화와 정치적 함의에 관한 연구”(평화학연구, 2021),“북한 관련 ‘가짜뉴스’와 남북관계: 진단과 대응방안”(한국동북아논총, 2021), “북한 김정은 시대 위기와 대응: ‘인간의 얼굴의 한 수령’과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소환”(국가안보와 전략, 2021), “개성공단 운영 평가와 재개를 위한 과제”(한국세계지역학회, 2021)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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