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북)정치학 박사/‘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저자/사)부산평화통일센터 이사장

 

북은 2022년 9월 8일, 올해로 74돌 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 및 정권 수립일’(이하, 9.9절)을 하루 앞두고 김정은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를 만장일치로 채택, 법제화를 마무리했다.

이에, 이 의미를 아래와 같이 총 3회에 걸쳐 분석해보고자 한다. (필자 주)

1. 북의 핵무력 법제화와 담론적 인식변환 지점
2. 북의 핵무력 법제화가 갖는 몇 가지 정치적 함의에 대한 이해
3. 자주통일운동, 왜 재구성인가?

 

참 시끄러웠다. 북의 이번 ‘핵무력’ 법령채택과 관련해 일어난 소동이다. 거의 모든 남측 제도권 언론과 자칭타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번 북의 조치가 한반도에 마치 무슨 엄청난 난리가 난 것처럼 떠들어댔지만, 이는 모두 ‘우물 안 개구리’ 식견과 같은 호들갑뿐이다. 또, 부화뇌동한 일부 개혁 정치인과 진보진영도 이번 북의 법제화 조처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있는 양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 또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헤아려 보지 못한 어리석음과 같다. 

왜 그런지는 다음과 같다. 북의 핵보유가 그토록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여정에서 ‘큰’문제였다면 왜 북핵문제 이전에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까? 이로부터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분단이고, 그 분단을 ‘사실상’ 기획한 미국과 그에 기생한 국내 분단적폐세력들의 반통일 정책이 문제의 본질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간 남과 북 양 정상이 만나 합의한 모든 공동선언문에 이 문제의식은 고스란히 다 반영되어있다. ‘민족자주’와 ‘민족공조’ 정신이 그것이고, 정독하면 합의(이행)의 전 과정이 이 두 정신에 의해서만 풀려질 수 있다. 그런데 이 합의정신을 실현시켜내지 못하도록 하는 주범이 바로 미국이고, 그에 빌붙은 국내의 분단적폐세력들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근본방도는 다름  아닌 이 공동선언들을 말 그대로 실천에 옮기면 되는 문제이다. 

북의 핵보유는 이렇듯 이 두 합의정신을 실현시켜나가는데 있어 전혀 장애가 아니다.

북의 ‘핵무력’ 법령 채택, 의미하는 것은?

북은 이번 ‘핵무력’ 법령  채택으로 자신들의 핵보유 정책을 사실상 완결했다. 2012년 헌법 개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2017년 11월 29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성공을 거론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후, 2021년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 서문에 “강위력한 국방력에 의거하여 조선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통일(강조, 필자)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에서 ‘강위력한 국방력’을 그 수단으로 하는 ‘조선반도의 영원한 안정과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 달성’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강위력한 국방력 = 평화 = 통일’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켰다는 말이고, 연장선상에서 이번 9월 8일(2022년) ‘핵무력’ 법령 채택이 이뤄졌다. 

북의 핵무력 정책은 그렇게 완성, 완결되었다. 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북의 핵무력 강화정책이 미국을 굴복시켜 ‘조선반도의 궁극적 평화안정’을 보장하고, 그 토대위에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조국통일을 이뤄내겠다는 분명한 국가정책이 수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말로는 미국이 백기항복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평화적) 정치협상 가능성은 완전 소멸되고, 북미 적대관계 완전 해소는 미국이 북의 요구, 즉 대북  적대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을 조건 없이 완전수용(=항복)해야 만이 가능하며 그 정반대(=미국이 끝까지 버틸 경우)는 평화적 방도를 통한 북미관계 해결 가능성이 완전 사라졌다는 뜻과도 같다.

좀 더 나아간다면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듯이 “핵은 우리의 국위이고 국체이며 공화국의 절대적 힘이고 조선인민의 크나큰 자랑입니다.(강조, 필자) 지구상에 핵무기가 존재하고 제국주의가 남아있으며 미국과 그 추종무리들의 반공화국 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 강화 노정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공화국 핵무력은 곧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고 영원한 존엄이라는 것이 우리의 확고부동한 입장”이 되어, 북의 핵은 이제 군사적 무기만 아니라 이번 연재 2번째 “북의 핵보유 법제화가 갖는 몇 가지 정치적 함의에 대한 이해”(<통일뉴스>, 2022.9.17.)에서 밝히고 있듯이 김정은 ‘수령정치’가 작동되고 있다.

결과, 한반도 비핵화는 이제 절대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이다. 그런데도 남측의 자주통일운동이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한반도 평화’라는 등식 프레임에 갇혀 ‘새로운 높이’의 자주통일운동 지점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이는 주체적 (정세)인식 결핍, 즉 우경적 편향과 하등 다르지 않다. 

‘동족’ 적대와 무조건적인 ‘미국바라기’에서 벗어나야 

이미 국제관계학뿐만 아니고, 통상적인 의미에서도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미국몰락을 왜 한국만 모를까? 시대가 분명 그렇게 변했건만, 500여 년 전 명·청 교체기 때 사대를 떨쳐버리지 못한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전혀 반면교사 하지 않은 국내 ‘못난’이들의 미국바라기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늘 함께였던 이스라엘, 아랍의 친미맹주 사우디아리비아, 미국에 의한 우크라이나전쟁임에도 미국편에 줄서지 않는 인도와 튀르키예(터키), 눈치 보는 독일 등 유렵국가들... 이 모든 것들이 미국몰락을 그렇게 확인시켜 준다. 

좀 더 들어가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영국 등 나토 일부 국가들,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대만 정도가 미국편에 서있고, 이들 비율은 전 세계 나라들 비율의 13%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 모든 국가들은 지금의 이 국면에서 다 똑같이 급격한 정국 불안, 물가상승, 에너지 부족, 부채 증가, 경기 불황, 무역수지 악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시위 등 소요의 대표 사례로는 지난 7월 네덜란드에서 이른바 ‘탄소절감’을 명목으로 농업 규모를 축소하는 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되어 점차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각지로 번진 농민시위를 들 수 있다. 정권교체 등 내각위기는 영국에서 제일 먼저 일어났다.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이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다가 결국 ‘파티게이트’가 쐐기를 박으며 사임하면서 내각이 교체되었다. 또한, 스웨덴에서도 9월 11일 집권여당 사회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범우파 세력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면서 사민당 연립정권이 붕괴되었으며, 9월 26일엔 이탈리아에서 집권당 5성운동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우파세력이 승리하였다. 이외에도 프랑스 에마뉘엘 마끄롱(Emmanuel Macron), 독일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등 유럽 주요국가 정치인들의 지지율은 정책 실정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형국이다. 한국은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대미추종, 사대매국, 굴종외교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반면,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뿐만 아니라 북(조선), 중국, 이란 등의 반제국가와 인도, 뛰르끼예 등 비동맹 유력국가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핑크 타이드(Pink Tide)’ 등 미국 진영에 속하길 거부한 나라들 모두는 비교적 조용하고 잘 나가고 있다. 

별다른 고통도 없다. 오히려 경제가 성장하고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핵심적인 자원, 광물, 에너지 등이 그들의 손에 있고 시장규모 또한 미국 진영에 속한 나라들의 시장규모보다 훨씬 크니 별 어려움이 없다. 거기다가 이젠 기술적으로도 미국에 크게 뒤지지 않으니 미국에 아부 굴종할 이유가 하등 없다. 

그런데도 미국몰락이 아니라고, 그럼 뭐란 말인가? 

그런데도 도대체 왜, 유독 한국 정치권과 지식인층, 그리고 사회 곳곳 전반에 이런 인식들이 팽배해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 깊은 심연에는 해방과 한국전쟁에 대한 은혜로운 감정이 깊이 체질화되어 미국에게는 무조건 낮추고, 숭배해야 된다는 그런 버릇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자주독립국가의 징표이자 국가 주권의 상징인 군통수권마저 미국에게 이양하는 것도 당연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한국사회 전 분야가 사실상 미국화되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종미는 분단·친일세력들에 의해 반공·반북으로 둔갑해져 분단체제 위에 기생하는 정치이념으로까지 진화해갔다. 

오늘날 친미·보수세력들이 활개 칠 수밖에 없는 무한대의 자양분이 그렇게 만들어졌고, 한국사회 전체가 반공ㆍ반북의 국가이념과 한미동맹 덫에 걸려 신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른바, 분단체제에 기생하는 한국적 민주주의는 그렇게 미국식 민주국가라는 외피에다 이승만과 친일세력, 그리고 친미·종미 세력들의 철저한 자양분이 되었다. 자생할 수 있는 토대가 그렇게 철저하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자주통일운동이 왜 ‘반미’여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자주통일운동이 ‘반미’여야 하는 것은 조국통일운동 본령에 기인한다. 2가지 측면에서 and적으로 결합되어있다. 첫 번째 한 측면은 외세극복(=미국극복)을 통한 자주권 확보가 그것이고, 또 다른 한 측면은 전국적 범위에서의 민족대단결 실현이 그것이다. 

왜 그런지는 분단의 성격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분단극복이 곧 통일(분단극복=통일)’이라 했을 때 분단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성격이 작동된다. 필자가 틈만 나면 주장하고 있는 ‘국토분단’, ‘체제분단’, 그리고 ‘민족분단’이 그 증거이다. 모두 외세(=미국)의 개입에 따른 분열의 산물이고, 해서 통일의 근본문제 해결은 이 외세극복을 통한 민족자주권 확보가 우선적 과제로, 해결의 주체는 우리민족 전체가 된다. 이름하여 남과 북, 그리고 해외, 그렇게 3자연대의 원칙이 성립되고, 그 힘으로 민족대단합과 단결을 이뤄내 민족자주권 확보와 전국적 범위에서의 민족대단결을 완전히 실현해 내어야 하는 것이다.

‘반미’는 그렇게 성립한다. 결과, 제도권 정당까지 다 포괄하는 상층통일전선 개념도 반드시 필요하다. 제정당, 종교 및 사회단체 등 연석회의가 그 예다. 반면, 변혁운동적 관점에서는 남측의 자주통일운동이 조국통일의 본령으로부터 나오는 외세극복, 즉 반미자주를 중심에 둔 대중실천운동과 국내 분단적폐세력 청산에 힘껏 힘을 보태야 한다. 의제적으로는 통일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미국 반대와 남쪽에 대한 정치·물리적 지배력 원천인 한미동맹 해체·주한미군 철수, 평화체제 구축을 정면에 내거는 그런 대중실천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화뇌동된 분단적폐세력들 반통일정책과 대미예속성을 충분히 까발려야 한다. 

자주통일운동의 5대 전략목표와 10대 실천과제

조국통일운동 본령, 분단 주범 미국과 몰락징후, 북의 ‘핵무력’ 법령 채택은 앞으로 우리 자주통일운동이 해내어야 할 정세분석, ‘주적’ 미국에 대한 옳은 이해, 북의 통일전략 변화 등 심층적 인식전환을 요구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글은 향후 남측 자주통일운동이 나아가야 할 시론적 성격이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총 3회에 걸쳐 하고 싶었던 내용이 향후 남측 자주통일운동은 민족 자주와 자결을 그 근본이념으로 하고, 북핵담론에 있어서는 북핵이 이제는 민족과 겨레의 핵, 그리고 자주와 통일을 앞당기는 궁극의 무기임을, 그리고 내용은 한미동맹 해체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반대, 주한미군철수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그 중핵으로 하는 대중적 실천활동이 필요함을 말하고 싶었다. 

결론하면 ‘반미’ 자주에 중점을 둔 자주통일운동으로의 재정립, 그렇게 되는데 이는 좀 더 세분화하면 먼저, 기간 남과 북이 합의한 민족 자주와 자결의 근본이념과 원칙이 4.27 판문점 선언 등에서 재확인되어졌고,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민족 통일문제를 풀어나가는 대강(大綱)이 된 만큼,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그 어떤 공격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주와 자결 원칙을 사수하는 방향에서 대중실천활동이 펼쳐져야 함이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6·15 남북공동선언 1항)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4.27 판문점 선언, 1조 1항)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2018년 9월평양공동선언 전문 중)

다음으로는, 아시다시피 북은 이제 단순한 핵보유를 넘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이로부터 북은 2개의 공세적 전략이 가능한데, 하나는 핵보유 활용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완성시켜 내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세계비핵화와 연동된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제거해내는 정치·군사적 기능이다. 그런 만큼, 이제 남측의 자주통일운동은 ‘가능하지 않는’ ‘비핵화’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북의 이 핵 보유를 우리민족 전체 전략자산으로 잘 활용해나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에는, 해방 후 남에 들어선 모든 정부는 약간씩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어떤 정부를 막론하고 미국에 완전 속박되어 미국을 철저히 추종하는 노예근성을 절대 버리지 못했다. 하여,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바로 이 미국벽을 넘어서는, 즉 남쪽 정부가 친미 예속성을 넘어서는 견인과 비판, 반대 그런 자주적 통일운동을 능수능란하게(=통일전선적 관점에서 활용할 것은 활용하고, 비판하고 반대할 것은 철저히 그러한 방향 하에서 정권을 견제하는) 전개하여야만 조국통일운동에 커다란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이 모든 총화의 결론이 아래 5대 자주통일운동의 전략목표와 10대 실천과제이다. ‘새로운 높이’ 의 자주통일운동이 그렇게 재구성된다. 

5대 전략목표 

첫째, 자주통일운동은 민족자주권 확립과 전민족대단결 실현이라는 목표를 매우 분명히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당위이다. 조국통일 본령 자체가 자주권 확립과 전민족대단결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실현할 근본 방도가 민족자주정신 확립이다. 이를 위해 자주통일운동은 미국에 대한 숭미·공미·종미 사대의식을 청산하고, 그 방향에서 민족자주의식을 고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대중실천활동과 대중교양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북 바로알기운동도 매우 중대한 전민족대단결 실현의 위력한 한 방도이다. 통일의 한 당사자가 북이라는 점과 또 통일의 본령이 북을 포함하는 전국적 범위에서의 민족적 단합과 단결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그렇게 북 바로알기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려면 북에 대한 혐북·반북 인식 등을 반드시 소멸시켜야만 하고, 그 선결 요건이 국가보안법 철폐이다.

둘째, 자주통일운동은 미국반대와 한미동맹체제를 반드시 해체시켜나가겠다는 방향으로 전략목표를 정립해내어야 한다.

이 글 전체적으로 관통되고 있듯이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사대의 예로만 극진하게 받들어져야만 하는 동맹국이 아니다. 동맹으로 위장된 분단체제 지속의 장본인이자 한반도 통일과 평화체제를 정말 교묘하게 반대하는 대결세력일 뿐이다. 정치적으로는 한미 동맹, 군사적으로는 주한미군 주둔을 통해 이 땅을 영구히 평화와 번영, 통일이 깃드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니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한 각종 군사시설 철거투쟁과 전략자산무기 반입금지 등 현안 반미문제에 집중하고, 종국에는 불평등한 한미동맹체제를 완전 해체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명분과 제도,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되게 해야 한다. 주권과 국민의 이익이 그렇게 온전하게 지켜져야 한다.

셋째, 자주통일운동은 이제 ‘통일이 곧 평화(통일=평화)’라는 대중적 담론체계 확립과 6·15식 통일방안에 대한 대중적 인식확산을 이뤄내야 한다.

이는 6·15시대를 지나 판문점시대가 도래했지만, 여전히 이 합의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는 미약하다. 남과 북이 합의한 조국통일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여기에는 여야로 대변되는 종미적 정권, 미국적 학술 세례를 받은 자유주의적 평화(통일) 전문가들이 입만 열면 ‘평화로 통일을 추동한다’는 오랜 허구(虛構)적 담론들을 떠벌려온데 있다. 더해서 문제의 본질이 자주통일운동 역량 부족에 있음도 솔직히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으로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반드시 이 자주역량을 키워 허구된(=평화로 통일을 추동한다는) 담론체계를 타파하고, 연방연합 방식의 통일방안만이 가장 실효적이며 우리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유일한 대안임을 설득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관문이 필자가 항시 주창해 온 ‘통일로 평화를 추동해야 한다(강조, 필자)’는 전환된 180° 인식 체계를 자주통일운동의 근본담론으로 재정립하고, ‘선평화·후통일’ 담론체계도 ‘통일이 곧 평화이다(강조, 필자)’는 자주통일담론체계로 전환해내어야 한다.

왜 ‘통일이 곧 평화’일까? 

첫째,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평화는 어떻게 포장되던 ‘냉전적’ 평화일 뿐이다. 즉, 언제든지 전면전이든 국지전이든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정전상태에서의 평화라는 말이고, 그런 평화가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이다. 때문에 진정한 평화가 오려면 분단을 극복해내어야만 한다. 해서, 평화를 도래시키는 것은 분단의 원인을 제거하는 통일이어야 하지 분단을 고착화하는 평화공존이 될 수는 없다. 분단과 평화는 그렇게 양립할 수도, 공존도 가능하지 않다. 

둘째, 한반도에서의 분단상황 지속은 미국에게 한미동맹체제를 계속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근본토양을 제공하고, 동북아에서의 패권적 지위를 계속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다. 왜냐하면 미사일 발사, 핵실험, 정치세력들의 이해관계, 국방비 증액(무기수입), 주변국의 이해관계 마찰 등으로 인해 분단지속 상태에서의 평화는 늘 이렇게 ‘얼음장에 갇힌’ 평화이다. 다른 말로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이 늘 상존한다는 말이고, 결론은 근본문제(=분단극복 문제, 통일)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완전하고도 항구적인 평화가 올 수 없다는 말이다.

넷째,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투쟁을 강력히 견인해나가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이 북의 핵보유에 있지 않다는 것은 이제 명백해졌다. 오히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즉 한반도 분단 지속과 동북아에서의 패권적 지위 유지를 위해 대북 적대정책을 마치 ‘마르지 않는 젖줄’처럼 계속 활용해나가려는 미국 자신들의 이익 때문이다.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득을 위해 대북 적대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적 결과이다. 

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그대로 놔두고서는 결코 한반도에서의 자주와 평화, 통일은 있을 수 없다. 더한다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시켜야만 한반도 비핵화 해법도 찾을 수 있는 역설이 있다. 그만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투쟁이 갖는 의미는 중대하다.

다섯째,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남북합의문 전면 이행을 지키지 않는 정권에 대해서는 규탄 및 반대투쟁을 견결하게 전개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민주당이 이렇게 절대다수인 170여석인데도 자신들 정부 하에서 성립시킨 남북 공동합의문조차 국회비준 동의 절차를 밟지 못한다. 하물며 지금의 윤석열 정권은 더할 것이다. 아예, 남북합의문 그 자체를 부정한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남북 공동합의문 완전 이행촉구는 가장 강위력한 자주통일운동이 된다. 

그런 만큼, 윤석열 정권한테는 미국의 온갖 부당한 내정간섭 벽을 넘어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도 다양한 방법을 다 동원해 반드시 견인해 내고, 병행해 민주당으로 하여금은 남북공동선언 합의문들이 국회비준 될 수 있도록 강제해내어야 한다. 그렇게 국회비준 동의 투쟁을 통해 조국통일의 지름길을 열어야 한다.

10대 실천과제 

하나, 통일 없이 평화 없다. 통일로 평화를 열어나가자. 
     (구호: 통일 없이 평화 없다. 통일로 평화를 열어내자!) 
둘, 남북합의문 국회비준 동의 투쟁을 견결히 해나가자.
   (구호: 국회는 남북합의문 비준하고, 정부는 전면 이행하라!)
셋, 우리민족이 합의한 6·15식 통일방안을 견결히 옹호·고수하자.
   (구호: 6·15 공동선언 2항 전면 이행으로 조국통일 앞당겨내자!)
넷, 한반도 전쟁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때문이다. 반드시 철폐시켜내자.
   (구호: 대북적대와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을 즉각 철회하라!)
다섯, 분단과 분단 지속 주범은 미국이다. 미국반대를 들불처점 일궈내자.
     (구호: 분단과 분단 지속 주범 미국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
여섯,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만악의 근원이다. 한미동맹 해체를 통해 대한민국 주권 되찾자.
     (구호: 만악의 근원 주한미군 필요 없다. 당장 이 땅을 떠나라!)
일곱, 한반도 전쟁 위협만 불러오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반드시 영구 중단시키자.
     (구호: 전쟁 위협만 불러오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영구 중단하라!
여덟, 북핵 북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민족 전체와 겨레의 자산이다.
     (구호: 겨레의 핵으로 민족자주와 통일을 앞당겨내자!)
아홉, 통일에 빨갱이는 없다. 전민족적 대단결로 통일의 문을 활짝 열자.
    (구호: 통일 방해꾼 국가보안법 철폐하여 조국통일 앞당기자!)
열, 반미없이 자주없고, 자주없이 민주없다. 반미자주로 우리식 민주주의 열어나가자.
    (구호: 반미와 자주는 양립하지 못한다. 자주로 통일과 민주주의 열어나가자!) 

운동적 담론 대전환, 몇 가지들 

그렇다 하더라도-위 5대 전략목표와 10대 실천과제가 남측 자주통일운동의 대중적 실천운동으로 재정립되기 위해서라도 다음과 같은 자주통일운동 담론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서술한다. 

첫째, 자랑스러운 ‘반미항전’, 철저히 계승해야 

분명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미국의 속박으로부터 완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통일을 향한 자주통일운동의 여정이 정말 장구했음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노년의 김구는 잘못된 분단체제를 넘어서려 했고, 4·19혁명과 장면 정부, 신익희 선생, 장준하, 87년 6월 항쟁, 문익환 목사, 수많은 장기수 선생님들, 유성환 의원(통일국시 발언),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의 전대협 정신, 신영복 선생, 남민전 전사 김남주, 지금도 크고 작은 자주통일운동 등등 그 모두는 분명 분단체제를 넘어서려 했다. 

비록 결과가 번번이 실패한 그 자체였다 하더라도, 그러함에도 결코 우리는 그 실패를 그냥 반복되는 실패만으로 인식해서는 절대 안 된다. 왜냐하면 E.H.카(Edward Hallett Carr)에 의해 정의된 “역사적 정의와 전진이 내재된 실패의 축적”으로 볼 수 있어 그렇다. 가장 최근의 촛불시민혁명이 이를 분명하게 증거한다. “역사적 정의와 전진이 내재된 실패의 축적”이라는 운동적 경험으로 축적되지 않았더라면 절대 불가능한 항쟁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우리 자주통일운동은 이 진리를 운동적 신념으로 체화해야 한다. 그러했을 때 이 자랑찬 항쟁경험과 역사는 향후 제아무리 한미동맹체제가 견고하고, 미국의 콧대가 높다 하더라도 균열을 낼 수 있는 힘으로 전환되고, 탈(脫)미국화를 가속화시키는 추동력이 된다. 민족 전체로 확대하면 이 사실관계는 보다 더 분명해 진다.

북미대결사가 이를 가장 명징하게 증명한다. 미국의 패배가 거의 사실에 가깝다. 어떻게? 필자가 북미대결사에서 거의 단골인식으로 언급해내고 있는 근거가 2가지 있는데 그 첫째는, 북은 미국의 체제전환, 혹은 체제전복 정책을 이겨내고, 작금에는 사회주의 강성국가 및 문명한 사회주의 국가로 진입해가고 있다. 둘째는, 북은 미국의 핵 보유 저지정책을 뚫고, 2017년 11월 29일에는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이번 9월 8일에는 ‘핵무력’ 법령 채택을 완료시켜냈다. 미국의 간담이 그렇게 서늘해졌다.

좀 더 이 인식을 확장한다면 남측도 북과는 분명 다른 양태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대한민국 지배력이 계속 약화되어 왔음은 증명될 수 있다. 한반도 침략자로서의 미국에 대한 실체가 최초로 대중적으로 각인된 5.18광주항쟁, 이후 부산 미문화원 방화투쟁,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투쟁에 이어 1986년에는 학생운동 전반에 나타난 반전반핵과 양키 용병교육 철폐 투쟁, 사회운동으로는 5.3인천투쟁에서 미제 축출 구호가 전면적으로 제기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민운동 차원에서는 미국의 경제침략, 즉 보호무역주의, 원화절상, 수입개방 압력 등에 대한 대중투쟁과 함께, 농민운동 차원에서는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반대투쟁 등이 전면화 되기도 했다. 2002년 발생한 ‘효순이·미선이 사건’은 반미의식이 폭발한 반미자주투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한 사건이다. 오죽했으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던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미국에 NO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 미국에 사진이나 찍으러 가진 않겠다.”고 했을까. 분명 이 발언 속에는 반미자주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고, 득표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반미자주투쟁은 더 발전하고 미국에 대한 인식 변화도 보다 또렷해진다. 사회 전반에도 확산됐다. 이른바 생활 속에서의 반미라고 할 수 있는, 부산 하야리아 미군부대 환원투쟁, 용산 군산 미군기지 폐쇄투쟁, 매향리 미군폭격장 폐쇄투쟁, 평택 미군기지 폐쇄투쟁, 그리고 경산 함안 대전 등 전국으로 번진 미국의 양민학살 진상규명 운동 등은 이를 충분히 입증해 낸다. 

급기야 최근에는 우리 삶과 생활에 더더욱 밀착하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반대투쟁과 미군 세균전부대 추방운동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미자주투쟁이 그것이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구호 하에 2020년 10월 19일부터 2021년 1월 27일까지 100일 동안에 걸쳐 진행된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는 집계된 서명인 수만 무려 19만 7,747명이었다. 약 20만 명이 누구의 승인이나 지시가 아닌 부산 시민 스스로가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그렇다. 그렇게 남과 북이 함께, 민족적 차원의 연대·연합으로 반미투쟁, 자주화 투쟁을 일궈낸다면 미국은 반드시 더 이상 한반도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

둘째, 북핵 바라보는 시선, 완전 바꿔야

‘한반도 평화=한반도 비핵화’ 공식이 성립된 시기는 북미 1차 정상회담 때까지이다. 이후, 북의 ‘핵무력’ 법령 채택은 북의 핵에 대한 완전 다른 각도에서 이해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3가지 측면에서의 이해이다. 

가장 먼저는, 북의 핵보유가 오히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앞당긴다는 인식이다. 두 번째는, 북의 핵보유가 자주통일의 선결조건인 외세극복(현실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항복’을 일컬음) 궁극무기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결과로 인해 파생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의 궁극적 평화안정에 기여해서 그렇다. 

그러니 이제는 ‘한반도 평화=한반도 비핵화’ 공식을 지워야 한다. 대신 가장 먼저는, 이 글 연재 시리즈 2번째 글에서 밝히고 있듯이 북의 핵은 이제 북만의 핵이 아닌, 민족과 겨레의 핵으로 전환되어진 그 측면에서의 이해가 필수적으로 되었다. 다음으로는, 북의 핵이 우리민족을 향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해져야 한다. 어떻게? 대한민국이 핵을 가진 이 지구상 모든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맺듯이 북에 대해서도 그러면 된다. 가장 가까워야 하고 함께해야 될 북이 왜 ‘적국’이 되어야만 하는가? 그 물음에 ‘적국’이 되지 않고, 남북기본합의서에 밝히고 있는 ‘동반자적’ 관계, 즉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 급변하는 세계 다극질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형제’가 되면 된다. 

남북공동 합의문대로 ‘민족자주’와 ‘민족공조’를 통해 그렇게 만들어 가면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인식문법을 깨야 한다. 북의 핵을 자꾸만 미국적 사고방식과 논리에 갇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을 가져오는 주범으로만 인식했던 우리들의 인식문법, 그 문법 대신 북 스스로 늘 얘기하고 있듯이 자신들의 핵보유는 동족인 남쪽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정책 산물이고 미국과의 대결을 끝장내기 위한 전략무기라는 점을 꼭 상기시켜낼 필요가 있다.

또한, 계속 언급되었듯이 ‘한반도 평화=한반도 비핵화’라는 담론주술도 반드시 허물어야 한다. 이제껏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측면에서의 논리적 인과성(정당성)도 충분히 있다. 다름 아닌, 한반도 평화(체제)문제가 북의 핵보유로 인해 나타난 근본문제가 아니라면, 즉 북의 핵보유 이전에도 한반도 평화문제가 풀어지지 않았다면 이는 북핵문제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평화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근본 원인이 분단체제에 기인하고, 그래서 북핵문제의 근본해법은 결국 ‘전쟁과 평화’라는 담론체계가 아닌, ‘분단과 통일’이라는 담론체계 속에서 풀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도 눈에 넣는 것이다.

여기에다 또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목적과 수단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필요하다. 즉, 평화는 목적이고, 비핵화는 수단이어야 한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가 아니라, ‘평화가 비핵화를 추동’한다는 인과논리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비핵화라는 수단이 목적으로 전도되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고, 나아가서는 비핵화라는 것이 분단체제를 완전히 극복하고, 자주통일이 완전 달성되었을 때 그때 종국적으로 이뤄지는 문제임도 이해하게 된다. 

끝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국의 대한반도 지배정책이 완전 파탄 났을 때만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 역지사지하면 이는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북이 핵보유 목적을 밝혔듯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북미관계가 정상화가 된다면, 그러면 북이 핵을 가져야 될 이유 또한 없어진다. 그때 북과 미국은 세계비핵화와 연동하여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면 되고, 그렇게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절대 그렇게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 하기 때문에 자주통일운동이 강위력한 대중투쟁을 통해 미국으로 하여금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내올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하는 임무가 나선다. 자주통일운동은 그렇게 북이 핵을 가지지 않아도 될 근본조건을 확보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이미 ‘불가역적으로’ 전환된 핵에 대해 자주통일운동의 한 주체인 북에 대해 자꾸만 ‘한반도 비핵화’로 응수하는 것은 (변혁)운동 예의에도 맞지 않다. 

[보충 설명] 

먼저, 미국이 북에게 대북 적대정책을 구사하지 않았더라면 북핵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이다. 해서, 북핵문제 해결의 본질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그리고 세계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는 한 북도 이제는 스스로 먼저 핵을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측면이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내용에서도 이는 충분히 증명된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이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것임을 확신하면서, 상호 신뢰 구축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합의문 논리구조가 ‘선(先)관계정상화 → 평화·번영 → 한반도 비핵화’ 순으로 되어있다. ‘선비핵화’는 그 어디에도 없다. 해서, 북미관계 정상화는 입구이고, 한반도 비핵화는 결과로서 나오는 출구문제이다. 그런데 지금의 북핵 해법은 이와는 완전 정반대, 거꾸로 되어있다. 북핵문제가 풀릴 수 없는 이유가 그렇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래서 한반도 평화 문제는 북의 핵 보유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아닌, 북미 두 당사자국 간의 ‘상호 신뢰 구축’이 선행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이고, 기간 선(先)북핵 비핵화로 접근되어진 평화문제가 왜 담론적으로나 접근방식적 측면으로나 모두 다 틀렸는지가 매우 분명해진다. 연장선상에서 ‘비핵화→평화→통일’이라는 인식논리와 이행 경로도 당연히 틀릴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앞에서 계속 설명하고 있듯이 ‘평화로 통일을 추동할 수 있다’는 오랜 담론도 매우 ‘잘못된’ 환상임이 증명된다. 앞으로는 대신 그 역(易), ‘통일→평화→비핵화’로 이어지는, 즉 ‘통일이 평화를, 그 평화가 다시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인식논리와 이행 경로, 더 축약하면 ‘통일로 평화를 추동해야 한다’는 ‘참다운’ 인식논리와 담론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음으로는, 이제 북의 핵보유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그 이유이다. 이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북의 핵보유가 도리어 한반도에서 강한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고 한반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서 그렇다.

셋째, 남쪽의 체제우월적 시각과 접근법도 반드시 경계해야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다수의 국가들은 긍·부정의 양면적 체제질서를 가지고 있다. 해서, 북 또한 자신들의 체제와 이념 및 제도와 질서 속에서 나타나는 장단점이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를 극단적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해 버린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대한민국만 하더라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이 있지만, 미국으로부터 자주권은 물론 OECD 가입국 중 자살률ㆍ빈부격차 등의 대부분 지표가 최하위권이다. 세계 최고의 국가를 자처하는 미국도 흑백 갈등이라는 인종 문제가 있고, 갈수록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빈부의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특히, 바이든의 당선으로 끝난 제46대 대선은 미국이 그렇게 자랑하던 민주주의 제도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에서조차 후진성이 매우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또한, 태국이나 부탄, 혹은 아랍의 여러 나라들은 지금도 왕조국가 체제를 유지한다. 베트남이나 중국은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모든 나라들은 그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고, 자신들의 고유한 국가체제를 유지해나간다. 특별히 북만이 가지는 부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연장선상에서 북의 장점도 분명 있다. 첫째는, 국가 기본 철학 문제이다. 남의 숭미사대(崇美事大)와는 달리, 북은 ‘자주’로 설정한 자주 국가로서의 면모이다. 둘째는, 남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친일세력과 숭미사대세력의 별천지가 되었다면, 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친일청산'을 100% 단행한 그런 국가이다. 셋째는, 남은 이승만 정권에 의해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통해 기득권 세력을 철저하게 보호해 준 반면, 북은 토지와 적산가옥 등에 대해 ‘무상몰수 무상분배’ 실시를 통해 국가운영원리를 철저하게 '인민대중 중심'으로 구축했다. ‘자주’ 중심의 국가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것이 분단 이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멈춰 서본 적 없는 남과 북의 체제경쟁, 이 프레임을 한 꺼풀 걷어낸 북의 모습이다. 

하여, 이제는 그 체제경쟁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70주년 기념대회에서 한 발언 "남북체제 경쟁 끝났다, 우리 체제 강요할 생각 없다"는 인식과는 과감히 결별하여 즉, 체제와 이념을 떠나 ‘있는 그대로’ 북을 보고 장점이 있다면 이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반듯이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마음의 문이 열리고, 민족대단결적 관점에서 연대·연합할 운동적·조직적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꼭 그렇게 하자. (끝)

 

김광수 필자 약력

저서로는 가장 최근작인 『김광수의 통일담론: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2021)를 비롯하여 『수령국가』(2015),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 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 그리고 부경대에서 ‘평화교육’과목을 맡아 2022년 8월 31일까지 출강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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